현행 연 1.5%인 기준금리 조정 문제를 논의할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선 동결을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이 통화정책의 여력을 비축해 놓는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일단 동결한 뒤 정부의 부실 업종 구조조정 작업을 돕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가 10일 국내 13개 증권사를 상대로 직접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12개 증권사가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유일했다.

◇ 국내 13개 증권사의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조정 전망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와 신임 금통위원들의 관심은 금리 인하 이슈보다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구조 조정에 발권력을 동원해 협조할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라며 "깜짝 인하나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도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동결을 예상하면서 "금리 인하 관련 소수의견 개진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이 목소리를 내기에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이번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의 신중한 입장과 신임 금통위원들의 업무 파악 정도 등을 고려할 때 1∼2개월 정도는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은이 강조한 재정·통화 정책 등의 공조가 구체화하고 있어 금리 인하는 시간문제"라면서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은 5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예상 밖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이 충분히 등장할 수 있다"면서 "그 가능성은 작지만 0.25포인트 인하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증권사들도 대부분은 올해 안에 적어도 한 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하는 가운데 조선·해운 업종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금리 인하 시기로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6월을 제시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6∼7월 중 한 차례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고,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과 최운선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그 시기를 7월로 봤다.

박혁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편성이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과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때 상반기 성장률의 윤곽이 드러나는 2분기 말(6월)이나 3분기 초(9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과거 추경은 항상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동반해 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를 자극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 등으로 올해는 추경에 의한 구축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동반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올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