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자동화 설비 갖춘 베이징 3공장…작업자 체형 맞춰 공정 최적화

현대차 중국 3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차 중국 3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중국 베이징 도심에서 버스로 1시간가량 달려 외곽에 자리한 베이징시 순이구 양전개발구 지역으로 향했다. 베이징 도심과는 확연히 다른 시골 풍경.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자 깨끗한 공장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는 공단 지역이 나타났다.

이곳에 도착해 한 건물 안에 들어가자 ‘치익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프레스기가 철판을 종이처럼 잘라낸다. 이 철판이 길게 늘어선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가자 어느새 자동차 문짝 모양으로 변해 있다. 이 철판들은 또다시 어디론가 향한다.

이윽고 도착한 다른 컨베이어 벨트 위. 이곳에서는 크기 2m가 넘는 용접 로봇들이 춤추듯이 움직이며 차체와 문짝을 연결하고 있다. 이러한 공정을 거치자 어느새 자동차 모양이 완성돼 있다.

그런데 한 가지가 특이하다. 이러한 공정 과정을 보는 동안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최신식 기계와 설비가 전자동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 이곳은 다 기계가 작업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다른 건물에 들어서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숙련된 솜씨로 부품을 조립하는 중국 사람들. 곧이어 완성된 차가 나오자 OK 라인에서는 꼼꼼하게 차량의 품질을 점검하고 최종 합격 판정을 받기 위해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지난 4월 26일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현장인 중국 3공장을 찾아 둘러본 풍경은 이랬다.
‘시간당 97대’ 현대자동차 중국 신화 이끈다
◆ 지난해 착공한 4·5공장의 롤모델

현대차 3공장이 들어선 양전개발구 지역은 1, 2공장에서 동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다. 사실 3공장이 들어선 이 일대는 불과 6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2012년 3공장이 완성된 이후 도로가 정비되며 현대차의 협력사와 하청업체 등 거대한 공장 단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며 신흥 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3공장은 중국 현지에 세워진 자동차 생산 공장 중 최신 설비를 자랑한다. 총 146만㎡(44만 평)의 부지 위에 프레스·차체·도장·의장 공장을 갖춘 완성차 생산 설비와 엔진 생산 설비 등을 포함해 총건평 26만㎡(8만 평)에 이르는 대규모 공장이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가 향후 완공될 4·5공장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1시간에 97대를 만들어 낸다. 중국 자동차 공장 가운데 가장 빠른 생산 속도를 자랑한다. 북경현대 관계자는 “3공장은 기존의 1·2공장과 해외 공장의 우수 개선 사례를 100% 반영했고 검증된 신기술을 적용해 인간 중심적이고 친환경적인 공장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3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제품 생산에서부터 물류에 이르기까지 각 공장 간의 상호 유기적인 협력 및 보완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10년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중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기 위해 3공장 건설을 시작해 2년 만인 2012년 7월 양산을 시작했다.

2013년부터 이곳 3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가 40만 대를 넘어서며 1·2공장에서 각각 생산하는 30만 대와 합쳐 100만 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OK 라인에 대기 중인 차량들. /현대차 제공
OK 라인에 대기 중인 차량들. /현대차 제공
◆ 시간별 순환근무로 집중도 높여

3공장이 이런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데에는 기존의 공장과 생산적인 측면 외에 작업자들의 안전과 환경문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장의 안전을 위해 위험한 작업에는 대부분이 자동화가 적용되고 작업자의 편의를 위해 모든 공정이 작업자의 체형에 맞도록 만들어져 있다.

또한 3공장에서는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별 순환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3공장 관계자는 “직원들이 계속해 한 가지 업무만 하면 집중력이 떨어져 안전사고의 위험과 생산력 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해 현재 시간대별로 작업장을 바꿔 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현대차는 지난해 창저우에 4공장, 충칭에 5공장을 착공하고 연산 100만 대를 넘어 200만 대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4공장은 2017년까지 연산 20만 대로 운영되며 증설 작업 이후 2018년부터 3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또한 2018년 연산 30만 대의 5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는 북경현대 165만 대, 쓰촨현대(상용차) 16만 대 등 181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기아자동차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연간 270만 대 생산 및 판매 체제를 구축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베이징(중국)=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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