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공고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5월호'에서 "최근 일부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세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개선됐지만 증가세가 크지 않거나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 KDI의 판단이다.

3월 중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5.7% 늘어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차 출시에 따라 승용차 판매가 21.5% 뛰는 등 내구재가 12.6% 증가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3.6%, 의복 등 준내구재는 1.1% 늘어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건설투자 지표 중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은 23.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건설수주는 6.3% 감소했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때문에 토목 부문은 19.1%로 크게 증가했지만 건축 부문이 12.4% 줄어든 영향이다.

소비와 일부 건설투자 지표를 제외하고 다른 지표들에선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KDI는 수출 부진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했다.

중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며 4월 수출은 11.2% 감소, 전월(-8.1%)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대 중국 수출이 18.4%, 대 일본 수출이 25.5%로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선박을 제외한 주요 품목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수출 감소는 제조업, 설비투자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3월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기타 운송장비 생산 부진에 따라 1.5%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월(73.5%)보다 하락한 73.2%를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년 동월보다 0.1%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7.8% 감소, 전월(-7.7%)에 이어 부진이 지속됐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어서 설비투자의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KDI는 판단했다.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