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정부 조사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기존에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이마트, 애경, SK케미칼 등의 기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4등급 피해자를 대상으로 가습기 살균제 물질로 인해 폐 질환뿐 아니라 다른 신체 질환에 어떤 영향이 나타났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하려고 한다"며 "PHMG, PGH 뿐 아니라 CMIT, MIT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는 주요 성분이 PHMG/PGH인 제품과 CMIT/MIT인 제품으로 나뉘는데 정부는 2012년 CMIT/MIT가 폐 손상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도 PHMG/PGH를 원료로 사용한 기업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는 CMIT와 MIT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조사를 토대로 피해를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는 CMIT/MIT 제품 사용자 가운데 3명만이 피해자로 인정받았다.

이마트, 애경, SK케미칼, GS리테일 등이 제조·판매한 제품이 CMIT/MIT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검찰은 정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 기업이 제조·판매한 제품을 수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기존에는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4개 기업만이 검찰 수사 대상이었지만,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이마트, 애경, SK케미칼 등도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해당 기업은 일단 정부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조사에 나서겠다고 한 만큼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사회적, 법적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으며, 정부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인과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경은 "환경부 조사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고, 만약에 판매원으로서 문제가 있다면 법적 책임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아직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보니 조사 결과를 지켜보고자 한다"며 "인과관계가 명확해진다면 피해자 보상 등에 있어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썬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