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會)' 돌림 형제들 유명 달리해…LG·LS 등 기틀 닦아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7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함에 따라 범 LG그룹을 일궈낸 창업 1세대 6형제가 모두 유명을 달리하게 됐다.

구 명예회장은 '회(會)'자 돌림자를 쓰는 6형제 중 넷째다.

위로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고 구철회 LG그룹 창업고문, 고 구정회 LG그룹 창업멤버가 형이고 아래로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을 동생으로 뒀다.

이들 1세대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LG그룹, LS그룹, LIG그룹 등 범 LG가(家) 계열 그룹들을 일궈낸 주역이자 가문의 정신적 지주로서 범 LG가 구성원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지난 2012년 다섯째인 구평회 회장이 별세하면서 6형제 중 구태회 회장만 유일하게 생존해 있었다.

범 LG가 구성원들은 이날 구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에 큰 슬픔을 표시하면서 장례 준비에 나섰다.

1세대 6형제 중 가장 먼저 세상을 등진 사람은 맏아들인 구인회 창업주였다.

1931년 포목상을 설립해 사업을 시작한 구 창업주는 1947년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창업했다.

1959년 금성사를 설립해 첨단 전자산업에 뛰어들며 오늘날 LG그룹의 기틀을 닦았다.

구 창업주는 1969년 6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구인회 창업주는 구자경 LG 명예회장을 포함해 아들 6명을 뒀고 구본무 LG 회장은 구 창업주의 장손이다.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창업고문은 구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럭키그룹 운영위원회 의장을 맡아 6년 동안 조카인 구자경 회장을 도와 경영에 매진하다 1975년 숙환으로 66세에 별세했다.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 등이 그의 자손이다.

셋째인 구정회 사장도 1978년 61세에 별세했다.

LG그룹 창업멤버로 경영에 참여한 구 사장은 금성사 사장, 금성저기 사장 등을 지냈다.

구자섭 한국SMT 회장이 그의 아들이다.

6형제 중 윗 3형제는 비교적 이른 60대에 생을 마감했지만 아래 3형제는 장수를 누렸다.

다섯째인 구평회 명예회장은 1967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 1984년 여수에너지(현 EI)를 설립하며 에너지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용 LS E1산업부문 회장, 구자균 LS 산전사업부문 회장이 구평회 명예회장의 아들들이다.

여섯번째 막내인 구두회 명예회장은 1963년 금성사 상무를 시작으로 LG그룹 전자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구자은 LS 엠트론사업부문 부회장이 그의 아들이다.

자손이 많은 LS그룹에서 드물게 외아들을 뒀다.

이날 별세한 구평회 명예회장은 서울대 문리과대학 정치학과를 나와 자유당 시절 정계에 입문해 1958년 제4대 민의원을 지냈다.

이어 제6~10대 국회의원을 지내 6선 경력을 쌓았고 1976년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민주공화당 정책위 의장을 맡는 등 정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아들들은 구자홍 전 LS그룹 회장(현 LS니꼬동제련 회장)과 구자엽 구자엽 LS 전선사업부문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이다.

셋째아들인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은 앞서 2014년 별세했다.

구자홍 회장은 구자열 현 LS그룹 회장에 앞서 LS그룹 회장을 맡았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