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형제경영 기틀 마련…범LG가 창업 1세대 '역사속으로'
부인 고 최무 여사와 칠십평생 해로…정계에도 발자취


구태회 명예회장 별세…'존경·배려의 리더십' 영면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7일 오전 3시 30분 서울 신사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故) 구태회 명예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으로 LG그룹 창업 1세대 6형제 중 넷째다.

고인은 LG그룹 창업 1세대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었는데 구 명예회장의 별세로 회(會)자 돌림인 범 LG가 1세대 6형제가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구 명예회장은 동생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과 함께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해 분리해 LS그룹을 창립했다.

고인은 경남 진주 지수에서 춘강 구재서 공(公)의 4남으로 태어나 진주공립중학교, 일본 후쿠오카고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럭키화학 전무로 기업인의 첫발을 내디뎠다.

1958년 정계에 입문해 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10대까지 6선 의원을 지냈으며 1973년 무임소장관(정무장관), 1976년 국회부의장을 지낸 뒤 1982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기업에 복귀했다.

고인은 LS그룹 형제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공동경영 정신을 안착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태회·평회·두회 3형제의 유지이자 공동경영 정신은 2013년 LS그룹 초대회장인 구자홍 회장에 이어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현 회장에게로 그룹 경영권이 승계되는 결과로 나타나 '사촌간 아름다운 경영승계'로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재계의 한 인사는 "LS그룹은 1세대의 뜻을 따라 사촌형제 간인 2세대들이 경영권 분쟁 없이 무욕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평했다.

LS그룹은 전력, 전선, 비철금속, 산업기계, 에너지 중심 기업으로 2003년 이후 건실하게 성장해왔다.

구태회 명예회장은 고 최무 여사와 사이에 장남 구자홍 LS-Nikko동제련 회장, 구근희씨,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혜정씨, 고 구자명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등 4남2녀를 뒀다.

15세이던 1938년 결혼한 최무 여사와는 2009년 결혼 70주년을 맞이하는 등 부부가 70년 해로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 명예회장은 2010년 미수연에서 "70여년을 함께해준 아내 고 최무 여사에게 존경한다는 말을 전한다"고 해 각별한 부부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장남 구자홍 회장은 "두 분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

가족 모두가 이런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30분이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매산리 광주공원묘원, 연락처는 ☎ 02-3010-2631이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