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보르시노역. 컨테이너 53개를 연결해 길이가 160m에 이르는 기차가 들어왔다. 중국 다롄에서 출발, 만주와 시베리아를 횡단해 9일 만에 도착한 기차다. 이 기차에는 보르시노역에서 2㎞ 떨어진 삼성전자 칼루가 TV 공장에서 사용할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이 가득 실려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 공장으로 부품을 보낼 때 수에즈운하와 서유럽을 도는 해상로를 이용했다. 만주횡단열차(TMR)-시베리아횡단열차(TSR)가 지난 1월부터 운행되면서 운송 기간이 최장 70일에서 12일로 단축됐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운송기간이 훨씬 짧아져 관련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駐)러시아 한국대사관과 한국 기업 현지 주재원들이 함께 노력해 일군 성과다.

모스크바=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