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협회장 중 유일한 관료 출신…민간 인사 선임 가능성
임기 한 달 남았지만 회추위도 구성 안 돼…회장 공백 우려

5대 금융협회장 중 한 자리인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차기 회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김근수 여신협회장은 다음 달 3일 임기가 끝난다.

여신협회장 자리는 그간 경제부처나 금융당국 출신 인사가 선임됐다.

김 회장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을 거쳐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차관급)을 역임했다.

2010년 첫 상근 회장을 맡았던 이두형 전 회장도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간 출신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가 적폐로 지적되면서 그동안 관료 출신들이 차지했던 금융협회장 자리가 여신협회를 제외하곤 모두 민간 출신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신업계에서는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 이강태 전 BC카드 사장 등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여신협회에는 카드사뿐 아니라 캐피탈사도 회원이므로 캐피탈 업계가 카드사 출신 회장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출신이지만 이기연 여신협회 부회장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출신의 '정피아'가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침 총선이 끝났고, 19대 국회도 이달 말이면 임기를 마친다.

특히 최근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나 카드사의 소멸 포인트 기부처럼 정치권에 의해 수익이 악화하는 일이 벌어졌고, 20대 국회에서도 카드사에 대한 각종 규제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차라리 정치인 출신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이를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누가 회장으로 오든지 힘 있는 사람이 와서 정치권의 과도한 규제를 막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김 회장의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정작 새로운 회장 선임을 위한 일정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여신협회장은 7개 카드사 사장들과 7개 캐피탈사 사장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

이후 회추위에서 단독후보를 선정한 뒤 회원사가 모이는 총회에서 찬반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한다.

그러나 이사회는 아직 회추위도 구성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임기만료 후 협회장 공석 상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3년에도 이두형 전 회장의 임기만료 후 김 회장이 취임하기까지 두 달가량 공백이 있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려면 금융당국과 회원사가 차기 회장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이 모여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