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11위…"기술력 있는 업체 하나 키워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끄는 '반도체 코리아'는 D램과 모바일 D램, 낸드플래시(NAND Flash) 등 메모리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80%를 점유할 만큼 '극강' 수준이다.

그러나 유독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파운드리(Foundry·수탁생산) 부문이다.

반도체 기업의 유형은 설계·제작을 함께하는 종합반도체(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와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설계도를 가져다 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로 분류할 수 있다.

6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와 가트너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2015년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 매출액 상위 1~10위는 TSMC(대만), 글로벌파운드리(미국), UMC(대만), 삼성전자, SMIC(중국), 파워칩(대만), 타워재즈(이스라엘), 후지쓰(일본), 밴가드(대만), 화훙세미(중국) 순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전자는 대만·미국 업체들에 밀려 4위에 그쳤다.

동부하이텍은 10위권밖인 11위에 자리했다.

IC인사이츠 조사로는 1위인 TSMC의 매출(199억달러)이 삼성전자(34억달러)의 5.8배에 달했다.

또다른 조사업체 가트너 기준으로는 TSMC의 시장 점유율(54.3%)이 삼성전자(5.3%)의 10배나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 순위에 표기된 매출은 다른 업체의 설계 주문을 받아 자사 반도체 라인에서 직접 제작해 공급한 물량만 산정된다.

세계 최대 규모의 파운드리인 TSMC는 자체 제작 물량 없이 절대다수 제품을 주문을 받아 생산한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에 납품하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이다.

삼성전자도 애플에 AP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파운드리 분야에선 TSMC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다.

TSMC 다음으로 2위인 글로벌파운드리는 IBM의 반도체 부문을 흡수해 생산용량(캐파)을 확 키운 기업이다.

동부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 구동 분야에서 나름대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매출 규모(4억9천600만달러)에선 여전히 세계 톱 랭커들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기술력 있는 업체의 성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