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백화점·마트 사용 안 돼 소비자 불편
카드사도 수익성 떨어지고 보안 문제만 골치


선불카드 사용액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선불카드 이용액은 5천413억원으로 전년(9천12억원) 대비 39.9% 감소했다.

기프트카드로도 불리는 선불카드 사용액은 2010년 2조3천743억원까지 늘었지만 2011년 2조226억원, 2012년 1조6천38억원, 2013년 1조2천102억원, 2014년 9천12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6년 전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선불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이용이 불편해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발행한 카드사에 따라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에서 사용할 수 없는 곳이 많다.

또 카드사가 제공하는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과 같은 각종 부가서비스 혜택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불카드의 수익성이 낮아 카드사들이 마케팅에 소극적인 것도 이유다.

신용카드는 한 번 발급 받으면 몇 년을 사용한다.

하지만 선불카드는 처음 발급받을 때 충전한 금액만큼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카드 발급 비용만 많이 들고 사용 금액은 작다 보니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카드사가 누려오던 낙전 수입도 앞으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된 점도 있다.

소비자들이 선불카드에 남은 잔액을 환불받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은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이 돈을 카드사들이 수입으로 챙겨왔다.

하지만 올해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는 선불카드 미사용 잔액을 여신협회가 만드는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게 됐다.

보안사고의 위험도 카드사에게는 부담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커가 선불카드 정보를 사들인 뒤 이를 활용해 온라인몰에서 사용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 카드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선불카드 사업을 접는 것이 낫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최근 온라인에서 선불카드 판매를 중단하는 등 선불카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성은 떨어지고 보안 문제로 관리하기만 번거롭다는 인식이 있다"며 "앞으로는 낙전 수입도 기대하기 어려워 선불카드 사업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