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의 잇따른 제동에 중국 부동산회사 펑신그룹이 호주 최대 농장 ‘S.키드먼’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펑신그룹은 올해 초 호주 지사인 다캉오스트레일리아를 통해 호주 기업인 오스트레일리안루럴캐피털(ARC)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S.키드먼 농장을 3억7100만호주달러(약 322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컨소시엄은 S.키드먼 이사회 승인을 얻은 뒤 호주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이 “이번 투자가 호주의 국가 이익에 반하지 않는지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호주 재무부는 지난 3일까지 새로운 인수 방안을 내놓을 것을 컨소시엄에 요구했다. 펑신그룹은 호주가 제시한 시한까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S.키드먼은 퀸즐랜드주, 남호주 등 4개주에 걸쳐 있으며 규모만 11만㎢에 이르는 초대형 농장이다. 호주 영토의 1.3%(전체 농지의 2%)를 차지하고 남한보다 넓다.

당초 펑신그룹은 독자적으로 S.키드먼을 인수하려 했다. 지난해 11월 FIRB가 제동을 걸면서 1차 무산됐다. 호주 재무부는 농장에 무기 실험장 일부가 포함돼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분할 매각을 제안했다.

펑신그룹은 올해 ARC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 재협상에 들어갔다. S.키드먼 산하 농장에 무기 실험장 일부가 포함된 애나크릭목장을 제외하고 인수하겠다는 수정안을 냈다.

S.키드먼 측은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해법 마련 시한이 너무 촉박했다”며 “분할 매각은 농장의 가치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