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 개시 결정을 앞두고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진그룹에 연일 우울한 소식이 날아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에 참여할 예정이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 해결을 위해 사절단에 동행하지 못한 데 이어 조 회장이 3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직에서도 사퇴하면서 한진그룹은 바람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등 긴급한 그룹 내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그룹 경영에 복귀하고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 사퇴 사실이 알려진 직후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한진해운 등 그룹 내 현안을 총력을 다해 수습하고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며 "한진그룹은 채권단과 긴밀하게 협의해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조 회장이) 그룹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달 22일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한진해운 구원투수로 나선지 2년여 만에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하며 사실상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이후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주식 처분 시점을 둘러싸고 손실회피 의혹이 커지면서 한진 오너 일가의 책임론으로까지 이어졌다.

경영권을 포기한 상태로 한진해운 대표 취임 2주년을 맞은 조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일정에 재계 총수들과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동행할 예정이었지만 현안을 수습하기 위해 경제사절단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2014년 7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 올랐던 조 회장이 결국 1년 10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업계에서는 이제 한진그룹 내부의 심란한 분위기를 돌릴 수 있는 것은 채권단의 자율협약 개시 결정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