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기업들도 발빠른 변신…신재생에너지·신소재서 새 먹거리 찾는다
석유화학 정유 철강 조선 기계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기업들이 기존 주력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신소재 분야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중후장대 기업들은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저성장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주요 타깃

중후장대 기업들이 집중 투자 대상으로 삼는 사업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이다. 철강업계에서 포스코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리튬 공급 부족 및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글로벌 2차 전지 업체들은 벌써 포스코에 공급 계약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세계 1위로 키우고자 설비 증설에 나섰다. LS전선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전기차용 하네스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향후 친환경차 부품 분야 시장 진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및 신소재사업 투자

장기적 안목에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그룹은 연료전지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화석연료의 연소 없이 수소와 산소의 전기 화학 반응으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다. (주)두산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건물용, 규제용, 주택용 연료전지 시장은 연평균 3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예상 시장 규모가 38조원에 달한다.

SK케미칼은 2006년 준공한 바이오디젤 공장을 시작으로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의 일종으로, 동·식물성 자원을 원료로 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한화그룹은 세계 1위 태양광 셀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을 중심으로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뿐 아니라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및 신소재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GS칼텍스는 바이오케미칼 분야에서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과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가능성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를 개발하고 있다. 효성은 폴리케톤과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유연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유기태양전지는 실외뿐만 아니라 실내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므로 의류,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에 중요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밖에 동국제강은 컬러 강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통사업에 정보기술(IT) 접목

전통산업에 IT를 접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기업들도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건설기계 장비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지리정보시스템(GIS), 무선인터넷 등을 활용한 텔레매틱스(TMS)를 도입했다. LS산전은 기존의 단방향 전력망에 IT를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