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다시 100억달러대…수출 줄었는데 수입 더 줄어든 탓
외국인 증권투자 10개월 만에 증가세…내국인 해외 증권투자도 급증


지난 3월 상품, 서비스에 걸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6개월 만에 100억 달러대 흑자를 나타냈다.

1분기 기준으로는 흑자 규모가 240억 달러를 넘어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10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도 크게 늘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3월 국제수지(잠정치)를 보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등을 합한 경상수지가 100억9천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49개월째 역대 최장기간 흑자를 이어갔으며, 흑자 규모도 지난해 9월(108억5천만 달러 흑자) 이후 최대였다.

상품수지 흑자액이 2월 75억4천만 달러에서 3월 124억5천만 달러로 늘어난 것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기여했다.

상품수출이 445억4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상품수입이 32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6.1% 줄었다.

대내외 경기 부진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하면서 '불황형 흑자'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월 품목별 수출실적(통관기준)을 보면 석유제품(-39.7%), 디스플레이패널(-32.8%), 선박(-28.8%), 가전제품(-14.6%)과 같은 주력 수출제품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12.7%)을 제외한 중남미(-32.5%), 중동(-32.5%), 중국(-12.3%), 미국(-3.7%) 등 대부분 지역에서 수출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1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240억8천만 달러를 나타내 1분기 기준으로는 1980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3월 서비스수지는 10억 달러 적자를 냈다.

작년 5월(8천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작은 적자폭이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 적자(1억8천만 달러) 규모가 전달보다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

여행수지 적자는 5억9천만 달러로 1년 전(3억6천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8억6천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한편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2월 32억6천만 달러 감소에서 3월 34억 달러 증가로 전환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2억6천만원 감소했지만, 주식투자가 36억7천만 달러 증가한 영향이다.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작년 6월 이후 9개월간 감소세를 이어왔다.

황상필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국제유가 반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됐고,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와 중국 정부의 경기대응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해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가 유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도 2월(29억4천만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92억7천만 달러를 나타냈다.

국제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보험사를 중심으로 해외 채권 수요가 늘었고,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가 출시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129억1천만 달러 증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