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일본 중앙은행 추가 통화완화 방안 나올지 주목

세계에 디플레이션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2일 각국 당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가라앉은 나라가 잇달아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럽통계청이 발표한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또다시 '제로' 아래로 떨어졌다.

4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0.2% 하락했다.

유로화 사용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올해만 2번째다.

2월에 -0.2%였다가 3월에는 0%로 다소 회복했지만, 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유로존의 4월 물가상승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1%보다 낙폭이 컸다.

국제유가가 올해 들어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에너지 가격이 물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1분기 국내총생산이 전 분기보다 0.6% 증가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저물가 때문에 빛이 바랬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ECB는 지난 3월 대규모 부양정책을 내놨지만, 디플레이션 압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드라기 총재가 통화완화 정책을 추가로 꺼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존에서는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경제국이 물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독일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HICP 기준)가 0.3% 하락했다.

전월에는 0.1% 상승했었는데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이다.

시장 전망치는 0%였다.

프랑스는 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마이너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프랑스의 4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스페인은 같은 달 물가가 1.2%나 떨어졌다.

전월에도 1% 하락한 바 있다.

스위스는 지난 3월까지 17개월째 디플레이션의 수렁에 빠져 있다.

일본은 올 초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일본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보다 0.1% 하락했다.

일본의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

이는 2013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해 10월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근원 CPI는 가격 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제외한 것으로 일본은행은 2% 목표를 잡고 있다.

이 밖에도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나 싱가포르, 태국 등을 비롯해 동유럽, 중동, 남미 등의 여러 나라가 저물가로 고전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디플레이션 위험이 없다고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부터 물가가 올라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