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해외 순방 때마다 동행했는데 박용만 상의 회장 불참한 이유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사상 최대 경제사절단이 동행했지만,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사진)이 불참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에 취임한 이후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동행했다.

박 회장이 이란 방문에 불참한 이유는 두산인프라코어 손자회사가 미국법인이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한국법인이지만, 두산밥캣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은 미국법인이다. 미국은 올초 타국 기업의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했지만, 미국 기업과 직접 연관된 기업에는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박 회장이 이란을 방문하고 아무런 비즈니스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도 “미국 내 반(反)이란 정서가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법인을 계열사로 둔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굳이 이란에 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이란에서 사업을 해 매출을 낼 경우 DII가 미국 정부 발주 사업에 참여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며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으로 이란에서 사업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던 2007년 미국 소형 건설기계 제작업체인 밥캣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소형 건설기계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49억달러를 투입해 인수했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간 고전했다.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년 200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지급해야 했고 이는 그룹의 재정상태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