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이 16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주력 시장과 품목의 수출 부진이 점점 더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어들었다.

4월 수출 감소에는 조업 일수가 전년보다 1.5일 줄었다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

아울러 심각한 부진에 시달렸던 선박이 25.2% 증가세로 급반전에 성공한 점은 상반기 이후 수출 회복에 기대감을 갖게 한다.

최근 유가도 오르면서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분야의 실적이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무선통신기기도 4월 수출이 3.2% 늘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자동차,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등 주력 분야의 수출 부진이 지나치게 오래 이어진다는 점은 수출 회복 전망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우선 4월 대(對)중국 수출 증감률은 -18.4%나 됐다.

지난해 7월 -6.5%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해 12월 -16.5%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감소폭이 무려 -21.5%나 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대중국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연평균 -5.6%보다 두세 배 이상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2014년 -0.4%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정부가 내수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바꾸면서 현지 수입 감소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4월에는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의 수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살아나던 미국으로의 수출은 4월 -6.6%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드러냈다.

미국의 경우는 자동차와 철강 부문에서 감소세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대(對)일본 수출은 -25.5%로 감소폭이 3월 -3.6%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고 EU 수출은 -0.1%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EU는 지난 1월 7.2% 이후 2월 5.0%, 3월 12.7%로 최근 상승세였지만 반도체와 평판디스플레이의 제품 단가가 떨어지면서 주춤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4월 -11.5%를 기록해 7개월째 감소세였고 4월 감소폭이 -26.3%에 달한 평판디스플레이도 지난해 6월 -3.8%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다.

특히 반도체는 PC와 모바일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부진했다.

자동차는 4월 -18.3%로 지난해 6월 6.0%로 반짝 반등한 뒤 7월(-6.7%)부터 10개월째 감소세를 벗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신흥국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22.2%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연평균 증감률이 -15.9%였던 가전은 4월 -25.7%를 기록하는 등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