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조업일수 감소로 지표 악화…유가 상승·선박 회복 등은 긍정 요인
주형환 장관 "감소폭 줄여나갈 것"…글로벌 경기 회복이 관건

우리나라의 4월 수출 감소폭이 다시 두 자릿수로 확대되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월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수출이 다시 부진의 늪으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4월 부진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며 2분기 이후에는 차차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410억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1.2% 줄어들었다.

지난 1월 -19.0%로 저점을 찍은 우리나라 수출이 2월 -13.0%, 3월 -8.1%로 하락 폭을 줄여나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4월 상황은 좋지 않다.

월간 기준 수출 연속 감소 기록도 16개월로 이전 기록을 경신했다.

최근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지표가 개선되면서 경기가 다소 나아지는 조짐이지만 유독 수출은 좀처럼 회복 탄력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인 셈이다.

일단 4월 수출 실적과 관련해서는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일시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월 조업 일수가 전년보다 1.5일이나 적었고 통관 예정이던 선박 5척의 인도 시기가 지연되면서 수출 감소율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조업일수가 1.5일 감소함에 따라 4월 수출은 6.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4월 수출 동향이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일평균 수출액은 18억2천만달러로 작년 11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 물량도 5.5%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이후 20~40%대의 수출 감소율을 기록하던 선박은 25.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도 4월에는 -17.4%를 기록했지만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어 5월 이후에는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교역 확대의 걸림돌이던 유가가 4월 들어 강한 상승세다.

지난달 13일 4개월여 만에 배럴당 40달러(두바이유 현물가격 기준)에 올라선 유가는 지난달 29일 44달러대에 진입했다.

유가가 오르면 석유화학이나 석유제품 분야의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에서 "유가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17%에 달하는 상황에서 저유가가 지속하는데다 중국의 성장 둔화도 장기화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 감소폭을 서서히 줄여나갈 것"이라고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상당수 경제 전문가는 부진이 이어지는 국제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성장세 둔화, 신흥국 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 수년간 계속된 글로벌 경기 부진 요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4%에서 3.2%로 하향 조정했고 세계무역기구(WTO)도 올해 세계교역 물량 증가율을 3.9%에서 2.8%로 내려 잡는 등 올해도 세계 교역이 침체를 벗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정부는 가능한 수출 지원 대책을 상반기에 집중시켜 수출 활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등 정상 외교를 신흥시장 개척과 프로젝트 수주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비재박람회(5월 중국), 소비재 수출대전(6월), 한류페스티벌 케이콘(6월 프랑스) 등도 개최한다.

해외전시회 참여 기업 규모를 지난해 6천500개에서 올해 1만3천개사로 늘리는 등 중소·중견기업 수출 지원사업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