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으로 천문학적인 과징금과 손해배상액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인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선처를 호소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뮐러 CEO는 이날 본사가 있는 독일 폴크스부르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우리의 (배출가스 조작) 행위에 대해 사과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4일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 행사 중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주선해 열린 오바마 대통령과 현지 산업계 리더들과의 만찬 행사에서 이뤄졌다.

뮐러 CEO는 2분간의 짧은 만남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과오를 사과한 후 “앞으로 60만명에 달하는 폭스바겐 직원들과 그 가족, 협력사, 딜러들을 위해 계속 나의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나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으며, 미국에서의 폭스바겐 미래를 보장하는 해결책에 대해 자신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으로 미국에서 내야 할 벌금만 180억달러(약 20조5200억원)에 달하는 등 전 세계에서 리콜과 벌금, 차량 환매, 주주배상 등에 최대 650억 유로(약 84조3700억원)를 써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지난 21일 사태 해결을 위해 총 162억유로(약 21조원)를 배정해놓고 있으며, 이 중 70억유로(약 9조원)를 벌금 등을 포함한 법률 비용으로 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NYT는 “미국에서만 180억달러의 벌금이 예상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법률비용으로 70억유로를 제시했다는 것은 미국에서 벌금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