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물러난 독일 폴크스바겐의 전직 CEO 마르틴 빈터코른이 지난해 590만 유로(약 76억6천만원)의 성과급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폴크스바겐이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빈터코른은 급여와 수당 140만 유로와 함께 장기 인센티브와 보너스로 490만 유로, 연간 실적에 대한 격려금으로 96만 유로 등 총 730만 유로를 받았다.

성과급에 해당하는 보수는 590만 유로인 셈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폴크스바겐의 경영진들이 배출가스 눈속임에 대한 인책으로 성과급이 삭감됐는데도 빈터코른이 이를 비켜나간 것에 대한 내외의 시선은 곱지 않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투자자와 노조의 반발이 거세자 이사회 멤버들의 성과급을 30% 깎은 바 있다.

하지만 빈터코른은 지난해 9월 18일 스캔들이 터진 직후인 같은 달 23일 퇴진해 이같은 조치를 피해갔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은 빈터코른을 포함한 12명의 전현직 이사들에게 총 6억3천200만 유로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 가운데 3천500만 유로가 성과급이고 여기서 스캔들에 대한 인책 성격으로 570만 유로가 삭감됐다.

회사측은 삭감된 성과급은 우선주로 전환하고 회사 주가가 이달 주가보다 25% 오른다면 3년 안에 지급할 방침이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빈터코른은 2015년에 발생한 가변성 보수의 30%에 대한 지급 시기를 올해 12월로 연기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이처럼 단 한 푼도 깎이지 않고 성과급을 고스란히 챙긴 것은 스캔들이 터진 직후 감독이사회 의장을 맡은 한스 디터 푀츄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푀츄는 노조가 불만을 제기하자 지난해의 보너스 230만 유로를 스스로 포기했다.

폴크스바겐 주주인 유니온 인베스트먼트의 잉고 슈파이히는 책임 소재가 규명될 때까지 감독이사회가 모든 성과급 지급을 동결했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또다른 주주인 헤르메스 EOS의 한스 크리슈토프도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사회 멤버들 스스로가 보너스를 자진 포기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감독이사회도 쇄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