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따낸 5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건조 계약이 해지됐다. 해양플랜트를 투입하기로 한 가스전 개발 사업 자체가 중단된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 계획이 잠정 중단되면서 에너지기업 셸과 체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3척 건조 계약이 해지됐다고 28일 공시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 생산·액화·저장·하역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선박형 해양설비다. 계약금액은 47억달러(약 5조3000억원)였다.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 사업은 호주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와 셸 등이 공동으로 추진했는데, 프로젝트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우드사이드는 경기 침체 및 시장 환경 악화를 이유로 개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계약 취소로 삼성중공업이 손실을 입지는 않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서 발주처인 셸이 공사진행통보를 해야 건조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셸이 공사진행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삼성중공업은 건조 작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수주잔액이 줄게 된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액은 3월 말 기준 348억달러에서 약 30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현대중공업도 2억달러 규모 선박 호텔의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노르웨이 에다어코모데이션은 납기 지연을 이유로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해양숙박설비 발주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에다어코모데이션이 여러 차례 설계 변경을 요구해 인도가 지연됐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영국 런던해사중재협회에 중재를 신청한 상태다. 이 설비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해양플랜트 근처에 정박해 선원 등이 머무를 수 있는 시설로 당초 지난해 6월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미뤄져 왔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