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LG전자의 TV와 가전부문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난 데다 환율 상승효과로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전자, 프리미엄 가전 통했다…TV 영업이익 3352억, 가전 4078억
LG전자는 지난 11일 매출 13조3620억원, 영업이익 5051억원의 1분기 잠정 실적(연결기준)을 발표한 데 이어 28일 사업부문별 실적 집계를 내놨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매출 4조3334억원에 영업이익 3352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 62억원에서 큰 폭의 흑자전환을 이뤘다.

가전을 생산하는 H&A사업부문은 매출 4조2195억원에 영업이익 4078억원을 올렸다. 모두 LG전자가 연결기준으로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대다. 양 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7.7%와 9.6%로 역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실적 호전은 프리미엄 제품이 이끌었다.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익률도 개선됐다. 지난해 1분기 5만대에도 못 미친 OLED TV 판매량은 올해 1분기 15만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200만원대의 고가 세탁기 ‘트윈워시’도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LG전자 세탁기의 1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전체 기준으로 26.4%였지만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군에선 34.2%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TV와 가전부문에서 창사 이래 최고의 경쟁력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와 원자재 값 하락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TV의 주재료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도 지난해 초 93달러(32인치 기준)에서 지난달 52달러까지 떨어지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이다. 에어컨 수요 증가로 성수기를 맞는 H&A사업본부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1분기 2022억원에 달한 영업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관건은 이달 들어 본격 판매에 들어간 스마트폰 G5 판매량이다. 전작인 G4 대비 세 배 많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지만 높은 마케팅 비용과 G4보다 10% 정도 비싼 재료비는 부담이다. 증권가에서는 G5의 2분기 판매량이 250만대 이상은 돼야 MC사업본부가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 관계자는 “대기수요가 출시를 앞둔 G5에만 몰리며 다른 스마트폰 판매는 줄어 1분기 MC사업본부 실적이 지나치게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G5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아 2분기에는 해당 사업부문의 흑자전환을 조심스레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