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운송·건설·관광 3대 업종 동반 부진"

우리나라 무역에서 상품 수출보다 서비스 수출의 부진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서비스 수출 장기 침체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서비스 수출은 지난 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서비스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 대비 12.7% 줄어 상품 수출의 감소율(10.5%)보다 더 크게 줄었다.

이렇게 지난해 서비스 수출이 상품 수출보다 더 많이 줄어든 나라는 수출 경쟁국인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한국 5개 국가 중 한국이 유일했다.

지난해 한국의 서비스 수출이 많이 줄어든 것은 서비스 수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운송, 관광, 건설이 모두 부진했기 때문이다.

전체 서비스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인 33%를 차지하는 운송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교역량이 둔화해 운송 수출도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서비스 수출이 12.7% 줄어드는데 운송 수출의 기여도는 -5.0%포인트에 달했다.

또 전체 서비스 수출의 15%를 맡는 여행 수출은 14.3% 줄었다.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탓이다.

서비스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건설 수출도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중동지역의 건설 수주가 많이 줄어들어 30.3% 감소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출 상위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해당 업종의 수출 실적이 전체 서비스 수출을 결정하는 구조"라며 "안정성을 위해 특정 업종에 집중된 수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낮고 저부가가치 업종이 서비스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과 달리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지식재산권, 금융 등 고부가가치 업종이 서비스 수출의 중심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에는 157억1천만 달러의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백 선임연구원은 "저부가가치 업종 중심의 서비스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종 중심으로 고도화해야 한다"며 "수출 금융 확대, 해외 마케팅 지원, 수출 교육·컨설팅 제공 등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