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3공장 전경. 포스코는 이란에 파이넥스 제철소를 수출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 3공장 전경. 포스코는 이란에 파이넥스 제철소를 수출한다.
포스코는 파이넥스와 압축연속주조압연설비(CEM) 등 고유 기술 판매로 ‘제2의 중동붐’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이란 철강사인 PKP와 연 160만t 규모의 파이넥스와 CEM 기술수출 관련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2017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이란 차바하르 경제자유구역에 2단계에 걸쳐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1단계 공사를 통해 연산 160만t 규모의 파이넥스-CEM 방식이 도입되고, 2단계 공사에서 냉연 및 도금라인이 만들어진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자체 기술 판매 비즈니스 모델인 ‘POIST’를 이란에 이전한다. POIST는 파이넥스 공법과 CEM 공정을 결합한 복합 기술 판매 모델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값싼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저가의 석탄을 원료로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철소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재정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신흥국가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CEM은 쇳물을 굳히는 연주공정과 철강재를 얇게 펴는 압연공정을 하나로 통합한 기술이다. 고온 슬라브를 식히지 않고 바로 코일로 압연해 가공비를 절감할 수 있고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다. 이 기술은 고효율 친환경 설비를 요구하는 철강 선진국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란 특수를 잡아라] 포스코, 年 160만t 규모 파이넥스 기술 수출
이란에는 10여개 철강사들이 연 1500만t의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 대비 연 400만~500만t 정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란 정부는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25년까지 자국 내 생산량을 5500만t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란 진출을 준비하면서 고유 기술 판매를 새로운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그동안 철강 제조 및 판매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유 기술을 상업화함으로써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기술을 판매해 다른 철강회사로부터 사용료를 받거나, 포스코 기술 및 설비모델을 채용한 건설사로부터 일부 기술 사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 때문에 단순히 철강제품 판매로는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축적한 기술을 다른 철강사에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