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실탄' 국책은행 자본확충 논의 내주 본격화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 조달을 위한 정부 및 관계기관 논의가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기획재정부를 주축으로 한 태스크포스(TF)가 다음 주부터 당장 국책은행 자본확충 논의를 위한 킥오프(Kick-off) 회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TF에는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관계부처를 비롯해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다.

TF는 구조조정에 대비한 구체적인 필요 재원 규모 산정과 재원조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구조조정 재원 조달 방안은 재정 또는 한은 지원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수은과 산은의 상황부터 파악하고 구조조정 비용을 추계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관계기관이 의지를 갖고 있어 충분한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물출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재정 당국 관계자는 "현재 추경 편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구조조정으로 고용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추경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추경 관련 이슈는 쉽게 결론이 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국은행의 국책은행 출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임 위원장은 27일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개혁추진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은의 국책은행 출자 관련 논란에 대해 "한은의 산은 출자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수은 출자는 법 개정이 필요치 않다"며 "다만 왜 출자를 해야 하며, 어떻게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는 정치권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한국은행이 국내에서 수출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출자한 금액은 모두 1조8천1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수출입은행 출자금은 1조1천650억원이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수출입은행을 통한 간접출자 방식으로 외환은행을 우회지원하는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에 참여했다.

현행법상 산업은행에 대한 한국은행의 출자는 불가능하지만, 한국수출입은행법과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서 예외적으로 한은의 출자를 허용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책은행 출자와 관련해 "구체적인 요청이 오면 한은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