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제 시작인데…부산·거제 등 실업 2만명 늘어
기업 구조조정을 앞둔 조선·해운업의 지역 기반인 부산, 울산, 거제 등의 실업자가 지난 2년 동안 2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감축을 동반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 지역 고용시장의 한파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와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조선소와 해운업체가 몰려 있는 울산, 경남 창원·통영·거제·고성의 지난해 실업자는 3만8100명으로 2년 전인 2013년보다 1만200명 증가했다. 증가율로 따지면 36.5%에 달한다. 조선·해운업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부산과 포항에서도 같은 기간 실업자 수가 8600명 늘었다. 동남권 경제벨트에서 총 1만8800명의 실업자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통영시와 고성군의 실업률은 각각 2.8%와 1.4%로 2년 전보다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거제는 같은 기간 1.0%에서 1.7%로 올랐다. 울산은 지난해 2.9%로 2013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 울산의 실업자 수는 2만6000명을 기록했다. 2009년 6월(2만7000명) 이후 6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최설옥 동남지방통계청 사회조사과 팀장은 “이 지역의 주력 산업인 조선업 등의 경기가 좋지 않아 기존 근로자들이 실업자가 됐고 이들의 자녀인 청년들은 신규 일자리를 잡지 못해 고용시장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상황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709명의 인력을 줄인 데 이어 올해부터 2019년까지 추가로 2300여명을 감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내몰리고 있는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도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