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줄었다. 메모리반도체 수요 위축으로 주력인 D램 값이 하락한 데다 경쟁 업체인 삼성전자에 시장을 일부 빼앗긴 탓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561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1분기(1조5885억원)보다 64.6%, 전분기(9889억원)에 비해선 43.2% 감소한 것이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4분기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1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2013년 1분기(3170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다. 1분기 매출은 3조65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전분기 대비 17% 줄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1분기 출하량이 전분기에 비해 D램은 3%, 낸드플래시는 11%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는 미국 마이크론도 비슷하다. 마이크론은 2분기(2015년 12월4일~2016년 3월3일)에 29억3400만달러의 매출에 4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증권업계에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실적 악화를 시장 수요 감소와 함께 삼성전자가 공급량을 대폭 늘린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사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1분기 D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40%대에서 50%대로 높이며 경쟁사를 압박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 6조6000억원보다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설비 투자 대신 18㎚ D램 등의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