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 MOU 추진…박근혜 대통령 방문 계기

우리나라가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초경질원유) 등의 수입을 작년 대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란과 원유 공동비축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26일 석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초 이란과 이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최근 증가하는 이란과의 석유 교역 규모를 적극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자원 부국' 이란은 지난 1월 서방 경제제재가 풀리면서 새로운 교역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10년만에 양국 경제공동위원회를 재가동했고 다음달 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현지를 방문한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석유 공급처를 찾는 우리나라와 동북아 공략 기지를 원하는 이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다음달 여러 건의 MOU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이번 MOU 등을 통해 지난해 하루 11만5천 배럴 수준이었던 원유 수입량을 올해 28만 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한때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원유 수입국 가운데 하나였지만 경제제재로 교역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상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93억5천800만달러 어치의 원유를 수입했지만 지난해에는 22억700만달러를 들여오는 데 그쳤다.

2014년보다 51% 감소한 액수다.

수입량(콘덴세이트 등 포함)으로 따지면 지난해 4천240만배럴 규모다.

석유제품의 경우도 지난해 수입액은 7천300만달러로 2011년 7억9천600만달러와 비교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서방 제재가 해제된 올해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올해 3월까지 원유 수입액은 6억2천9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늘었다.

수입량 기준으로는 2천285만배럴로 이미 지난해 규모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3억5천800만달러를 수입한 이란산 콘덴세이트도 올해 이미 2억4천700만달러를 들여왔다.

전년 동기 대비 846.5%나 급증한 수치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다른 중동산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국내 기업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울러 국내에 이란산 원유를 공동으로 비축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석유공사의 서산 비축기지 여유 시설에 이란산 원유와 콘덴세이트 200만배럴을 저장하는 방안이 추진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밖에도 다음달 이란 현지에서는 이란-오만간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이스파한 정유시설 개선사업 등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한 협력 방안 여러 건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