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실세왕자 '비전 2030' 발표…"석유 중독 벗어나야"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이른바 '석유 시대 이후'(post-oil)를 대비한 대대적인 경제 개혁 정책을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우디의 '실세 왕자'로 통하는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제2왕위계승자(부왕세자)는 이날 국영방송과 인터뷰 형식으로 향후 15년간 사우디의 경제 개발 계획인 '비전 2030'을 밝혔다.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매우 비대하다"며 "아람코 지분을 5% 미만으로 매각하는 기업공개(IPO)로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람코의 지분 매각 대금은 2조∼2조5천억 달러로 추산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국유지와 공단을 팔아 모은 수입을 합해 2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이달 1일 아람코의 기업공개가 내년에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아람코의 기업공개로 모인 국부펀드는 아람코가 아닌 외부 전문가들로 운용되고 사우디의 도시 개발에 쓰일 예정"이라며 "아람코 지분 매각은 전체 경제 개혁 조치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석유에 지나치게 중독된 위험한 현실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실업과 주택 문제 해결에 경제 정책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非)석유 수입을 늘리기 위해 광업과 군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5년 안에 폐쇄적인 비자 정책을 개선, 무슬림이 더 오래 사우디에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같은 개혁 조치가 성공하면 2020년께 석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 구조가 끝날 것이라고 모하마드 부왕세자는 전망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