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기능성 제품 선호…BB크림·에어쿠션 등 인기

세계 화장품 산업의 메카인 프랑스에서 한국산 제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KOTRA) 파리무역관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의 지난해 한국산화장품 수입 규모는 1천641만유로(약 210억원)로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가장 컸다.

EU 전체의 한국산화장품 수입액 가운데 프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했다.

2위 영국(16%), 3위 독일(9%)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다.

프랑스의 한국산화장품 수입 규모는 2013년만 하더라도 510만유로(약 65억원)에 그쳤으나 2014년 900만유로(약 115억원)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82%나 수입을 늘렸다.

한국산 화장품이 프랑스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다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의 기호와 잘 맞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화장품 시장에서는 주름 개선, 탄력, 피부안색 개선 등 여러 기능을 갖춘 제품의 판매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효과에 보습과 자외선 차단 기능이 보강된 제품, 바디워시와 바디크림 기능을 동시에 가진 제품이 인기다.

프랑스 소비자는 유기농 화장품이나 천연 추출물로 구성된 자연주의 화장품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화장품 가운데 대표 제품은 BB크림이다.

BB크림은 애초 환자 치료용으로 개발됐으나 한국에서 화장품으로 출시돼 인기를 얻었고 지금은 전세계 화장품 업체가 관련 제품을 만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화장품 브랜드 아이오페의 에어쿠션도 유명한 다기능성 제품이다.

쿠션은 선크림과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제품이다.

이같은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프랑스를 대표하는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도 최근 BB크림과 에어쿠션 등의 제품을 출시했다.

크리스찬 디올은 아모레퍼시픽과 에어쿠션 기술 교류를 위해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90년대 초 아모레퍼시픽이 현지 법인을 설립해 프랑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투쿨포스쿨은 지난해 라파이예트 백화점 파리 본점 입점에 성공했고 토니모리는 화장품 유통채널인 세포라 매장에 진출했다.

보고서는 프랑스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우리 기업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일반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유기농 제품이나 화장품 전문 유통채널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프랑스 소비자들은 건강, 환경보호 등 윤리 의식을 토대로 화장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 및 포장재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며 "우수기술을 보유한 업체의 경우 글로벌 화장품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한 진출이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