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새로운 주인을 맞은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이 열악한 자금 사정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전체 임직원 500여명 가운데 250명가량을 정리해고한다.

팬택은 22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다음달 말까지 임직원을 절반 규모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한 최소 인원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은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정준 팬택 대표는 앞서 임원·부서장급들을 불러 모아 이 같은 인력 감축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작년 9월에도 직원 900여명 가운데 400여명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이후 작년 12월 쏠리드 컨소시엄에 인수돼 새롭게 출범했으나 매출 없이 막대한 고정비만 투입되면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땅한 투자자 찾기에도 번번이 실패하자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팬택 관계자는 “고정비 지출이 커져 쏠리드와 팬택 임원들이 협의했다”며 “팬택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투자 유치 노력을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팬택은 정리해고 대상자들에게 퇴직금과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재직자와 같은 기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채용 여력이 생기면 우선적으로 뽑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출시 준비 중인 제품과 관련한 최소 인력만 유지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6~7월로 예정된 새 스마트폰 출시는 차질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은 이르면 6월께 국내에서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개발 중인 스마트폰은 30만~50만원대 보급형 제품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2014년 11월 선보인 스마트폰 ‘베가 팝업노트’를 끝으로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