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와 인텔, IBM 등 전통적인 정보기술(IT) 강자들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IT시장의 성장 축이 이들이 주력해온 PC에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센터로 이동했으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데이터스토리지업체 EMC의 1분기 순이익이 2억6800만달러(주당 13센트)에 그쳤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주당순이익도 31센트로 시장 기대치 33센트에 못 미쳤다. 매출은 5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EMC는 지난해 10월 IT부문 인수합병 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670억달러에 PC유통업체 델을 인수했지만 최근 기업가치가 600억달러로 줄었다.

앞서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 역시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전체 인력의 11%인 1만2000명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인텔은 매출의 60%를 차지하지만 부진에 빠진 PC시장을 대신해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고 설명했다.

IBM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문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고 밝혔지만 전체 매출은 4.6% 줄어든 186억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16분기 연속 전체 매출이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0억달러로 13.5% 급감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202억달러, 순이익은 26% 늘어난 53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아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4%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PC시장 부진으로 인한 윈도 판매 감소 등으로 1분기 매출이 217억달러로 5.5% 줄어들고, 순이익은 37억달러로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