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馬雲·잭 마)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이 최근 인수한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편집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 SCMP가 중국 당국이나 알리바바의 대변지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마 회장은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편집국 운영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이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편집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SCMP가 21일 보도했다.

그는 대신 알리바바 경영진이 독자 이익을 대변하기를 원한다며 SCMP 회장을 맡은 차이충신(蔡崇信·조지프 차이) 알리바바 부회장에게 "독자를 위해 말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마 회장은 특히 "우리는 중국에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언론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 균형이며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때로는 사람들이 순전히 서양적 또는 동양적 시각을 갖고 편파적으로 사물을 바라본다"며 "SCMP가 할 수 있는 것은 사건 이면의 큰 궁금증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SCMP는 알리바바의 자원과 데이터 등에 접근함으로써 아시아와 중국에 대해 다른 매체들보다 더 정확하게 보도할 수 있다"며 알리바바의 기술과 연계해 SCMP를 세계적 언론사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을 사랑하기 때문에 SCMP에 투자했다면서도 홍콩이 타성에 젖었으며 방향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는 진단도 내놨다.

마 회장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홍콩에 중국 성장의 좋은 점과 서양의 장점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며 홍콩 젊은 층에 홍콩의 독창성을 유지하고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알리바바는 작년 12월 SCMP그룹으로부터 미디어 사업 부문을 20억6천60만 홍콩달러(약 3천157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달 초 인수 절차를 매듭지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