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사내에서 안전사고로 직원이 사망하는 일이 잇따르자 20일 하루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전 사업장 안전점검에 나섰다.

1972년 회사 창립 이래 산재 사망사고로 회사가 나서서 작업을 전면 중단하기는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이달 들어 11일과 18, 19일 원청 근로자 1명과 협력업체 근로자 2명 등 3명이 지게차에 치이거나 사다리차 작업대에 끼여 사망했다. 지난달 19일과 2월20일에도 협력업체와 원청 직원 등 2명이 숨졌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임직원 일동 명의로 유인물을 내고 하루 작업 전면 중단과 함께 전사 안전 대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회사는 작업 중단에 따른 하루 휴무로 인건비만 83억원 상당이 발생하고, 생산공정 지연 손실까지 포함하면 더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는 사내에서 중대재해 발생 시 해당 사업본부의 성과 평가를 1등급 하향하고, 담당 임원에게 관련 책임을 엄중하게 묻기로 했다.

최고경영자(CEO)와 사업 대표는 물론 설계, 지원부서 등 비생산부서 임원과 부서장의 현장 안전활동도 확대 시행한다. 안전부문을 사업 대표 직속 조직으로 개편하고 안전에 대한 감사와 징벌권도 강화하기로 했다. 각 사업본부는 부서별로 차기 부서장 후계자를 안전책임자로 임명해 안전활동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는 협력회사별 안전관리 전담자를 배치하고 안전인증 획득을 의무화하는 한편 중대재해가 발생한 협력회사에 대해서는 계약 해지 등 강도 높은 제재를 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수립해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