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5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가 HSBC, JP모간 등 글로벌 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서 5년 동안 100억달러(약 11조원)를 대출하는 거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사우디 정부가 밝힌 60억~8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FT는 사우디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국채 조달금리가 올라간 점이 글로벌 은행들에 매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출로 자신감을 얻은 사우디는 곧 국제 채권 발행에도 나설 예정이다. 사우디가 대출과 채권 발행을 시도하는 이유는 저유가로 줄어드는 국가재정과 외환보유액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9%에 달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2014년 말부터 15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소진했다.

유언 캐머런 와트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사우디가 채권자에서 채무자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채권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