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해진 '4월 금리인상론'…"오바마-옐런 회동도 이런 현상 때문" 주장 제기

올해 들어 점점 낮아지던 미국의 지난 1분기 예상 경제성장률이 급기야는 0% 근처로까지 낮아졌다.

지난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일각에서 '4월 금리인상론'을 제기할 정도로 긍정적이던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시각이 약 1개월만에 싸늘해진 셈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예상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0.3%였다.

지난 8일 발표했던 0.1%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0%대 초반이다.

애틀랜타 연준에서 제시한 지난 1분기 예상 경제성장률은 지난 2월에 2.5% 부근이었지만 지난달 상반기에는 2%대 초반으로 낮아졌고, 지난달 하반기에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지난 1분기 경제 성과에 대한 금융시장의 시각 역시 지난달 하순부터 두드러지게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블루칩에서 제공하는 경제분석가들의 지난 1분기 GDP 성장 전망치는 지난 1월에 2.0∼2.5%였다가 지난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2.0% 부근에서 형성됐지만, 3월 하순부터 이달 상순 사이에는 1.3%대까지 낮아졌다.

CNBC와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제시하는 지난 1분기 GDP 예상치는 현재 0.6%고,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0.3∼0.4%의 예상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주춤했을 것이라는 우려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도 반영돼 왔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분야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지난 2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0.1% 증가하는 데 그치며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1월 1.2%를 기록하며 1년여만에 1%선을 넘었던 전년 동기 대비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에 1.0%로 다시 낮아졌다.

핵심 PCE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과 2월 모두 1.7%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 2%에 근접하는듯 했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이런 물가상승 움직임이 지속될지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분기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정치권으로도 이어졌다.

2008년과 2012년에 미국 공화당 대 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론 폴 전 하원의원은 옐런 의장이 지난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배경에도 이처럼 급격하게 나빠지는 경제성장 전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폴 전 의원은 "연준의 정책기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옐런 의장의 오바마 대통령 면담 직전 긴급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며 "연준이 마이너스금리 도입을 실제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경기에 대한 시각이 나빠지면서 지난달 금리동결 직후 제기됐던 '4월 금리인상론'은 힘을 잃는 모습이다.

'4월 인상론'의 주역 중 한 명인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은 지난 14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4월에 (통화정책) 변화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지난달 하순에 가졌던 시각과 비교할 때 "생각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1분기 미국 경제가 실제로 정체 또는 마이너스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발표한 경제분석 보고서에서 지난 1분기 GDP 예상성장률을 0.2%로 제시하면서도 1분기의 경제활동 부진이 대부분 기업의 재고 조정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었다며,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경제성장 속도는 다시 빨라질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2014년 1분기 GDP가 -0.9%였지만 같은해 2분기에는 4.6%로 뛰었고, 지난해에도 1분기 0.6%에 그쳤던 GDP 성장률이 2분기에는 3.9%로 높아진 점도 만약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저조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는 기대의 근거가 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28일 1분기 GDP의 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