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기업인 시스코와 손잡고 미래 커넥티드 카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기차 등 미래차 개발에서 독자노선을 걷던 현대차가 지능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파트너십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 자체가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양사가 커넥티드 카의 기초 인프라에 해당하는 차량 네트워크 기술개발을 타깃으로 설정한 점도 그렇다. 한마디로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가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완벽한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것이어서 미래차의 향방과 선점을 놓고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미래 지능형 자동차 개발을 둘러싼 글로벌 합종연횡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IT기업 간 협업이 두드러진다. 포드-아마존, 도요타-마이크로소프트 등이 그런 형태다. 이번 현대차-시스코 조합도 그런 범주에 해당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네트워크와 솔루션 업체를 택한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양사 간 협력을 바탕으로 커넥티드 카에 기반한 놀라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발언은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자동차 내부는 물론, 자동차와 자동차, 집, 사무실, 나아가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플랫폼 확보를 위해서는 시스코만 한 파트너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래차를 향한 경쟁은 이제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미래차는 더 이상 전통적 자동차회사들만의 경쟁도 아니다. 테슬라 구글 애플도 이미 미래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경쟁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협업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시스코와의 동맹은 현대차의 승부수인 셈이다.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실험에 나서는 만큼 정부도 인프라 조성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회도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와 관련한 규제를 풀어주는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