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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4개월 동안 공석이던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55)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4·13 총선 이후 금융권에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금융과 국민은행 직원들은 신 전 비서관이 청와대 핵심 보좌진이었다는 점에서 정치 외풍에 휘말리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청와대에서 국회 관계를 담당한 신 전 비서관은 총선을 앞둔 지난 12일 청와대에 사표를 냈다. 대구 출신으로 청구고와 경북대를 나온 그는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부소장을 지냈다.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여론조사단장을 맡았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민소통비서관 등을 거치며 청와대에서 3년 넘게 근무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인사는 “현기환 정무수석 아래서 일해온 신 전 비서관을 국민은행 감사로 보내려고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감사 선임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에 드리운 '정피아' 그림자
감사는 경영진이 내부 통제를 적절하게 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이전 상근감사들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대부분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퇴진했다. 금융감독원 국장을 지낸 박동순 전 감사는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기획재정부 출신인 정병기 전 감사는 2014년 핵심 경영진끼리 다툰, 이른바 ‘KB사태’에 휘말려 중도 퇴임했다.

정 전 감사 퇴임 이후 금융권에서는 정치권 인사와 전직 관료가 국민은행 감사 자리를 노린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KB금융은 계속 공석으로 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관련 경력이 없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가 감사로 오면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이후 안정을 찾고 있는 KB금융이 다시 외풍에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