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영국에서 B2B(기업간 거래) 마케팅 전문회사를 인수했다.

지난 2월 삼성의 제일기획 매각 추진설이 나온 가운데 거꾸로 해외기업의 인수합병(M&A)에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제일기획은 영국에 이어 미국까지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B2B를 비롯해 e-커머스,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등 신사업 영역에서는 M&A를 통해 지속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일기획(대표이사 사장 임대기)은 최근 런던에서 자회사 아이리스(Iris)가 B2B 마케팅 전문회사 파운디드(Founded)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제일기획은 "B2B 마케팅은 기업·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일반소비자를 겨냥한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마케팅과는 다르다"면서 "국내에선 기업 영업부서가 직접 B2B 마케팅을 하지만 유럽·북미에서는 IT·컨설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전문기업에 대행을 의뢰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파운디드는 2012년 런던에서 설립돼 매년 30% 이상 성장한 업계 신흥강자라고 제일기획은 설명했다.

지난해 영국 마케팅대행사협회(MAA)로부터 '가장 주목해야 할 광고회사'로 뽑히기도 했다.

연간 매출은 870만달러, 영업이익 220만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디드는 시장분석과 마케팅 전략수립 분야에서 강점을 지녔다.

유니클로, 소니, SAP, 파이낸셜타임스, 위페이, 집카 등 세계적 기업들의 마케팅을 수행했다.

제일기획은 광고·리테일 등 B2C 마케팅 중심으로 구축해온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B2B 마케팅 분야까지 확대해 시장 공략을 가속한다는 전략이다.

영국 광고시장 규모는 연 260억달러로 세계 4위 수준이다.

제일기획은 2008년 BMB(광고), 2014년 아이리스(쇼퍼 마케팅) 등 마케팅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지난해 제일기획이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올린 매출은 2천158억원으로 전체 매출(9천487원)의 23%를 점했다.

또 파운디드가 샌프란시스코 거점을 통해 다수 미국 기업을 광고주로 확보하고 있어 미국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제일기획은 미국에 거점 8곳을 확보하고 있다.

임대기 사장은 "제품기술이 평준화되고 영업경쟁이 심화되며 B2B 마케팅 서비스에 대한 기업 요구가 크게 증가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임 사장은 지난달 주총에서 "중국·인도 등 고성장 시장에 전략적 투자를 하고 현지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