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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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절세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 한 달 성적표가 공개됐다. 가입자 수는 139만4287명, 모집액은 8763억원. 금융회사들의 미끼상품과 경품 등 판촉 경쟁으로 계좌 숫자는 크게 늘었지만 모집액은 기대한 수준을 다소 밑돌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이달 말까지 150만명 이상의 계좌가 만들어지고 모집액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ISA의 모든 것…'만능 절세 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종합 가이드
‘1인 1계좌’ 방식이라 금융회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가입자 수는 점포 수가 많은 은행권의 압승이었다. 전체 가입자의 90.8%인 126만6668명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했다. 증권사는 12만6914명(9.1%)을 유치했다.

1인당 평균 가입액은 증권사가 270만원으로 은행(42만원)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은행권에 들어온 돈은 5327억원(60.8%), 증권사가 모은 금액은 3427억원(39.1%)이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WM본부장은 “ISA 시장 규모를 첫해 24조원, 월평균 2조원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의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자금을 넣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계에 저축 여력이 많지 않고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일본 영국에 비해 세제혜택이 약한 것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ISA의 모든 것…'만능 절세 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종합 가이드
지난 한 달 동안 ISA 투자자의 98%는 계좌에 담을 상품을 직접 지정하는 신탁형(유입액 8610억원)을 선택했다.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 같은 미끼상품이나 절세혜택이 큰 주가연계증권(ELS)을 담기엔 신탁형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은행과 중소형 증권사 중 상당수가 일임형 상품을 뒤늦게 내놓은 것도 일임형 상품 모집액이 적었던 이유로 꼽힌다. 금융회사가 알아서 투자자의 자금을 굴려주는 일임형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충분하지 않은 점도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의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가 공시되는 5월부터 일임형 ISA에도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1.5~2% 안팎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자산배분 상품인 랩어카운트에 비해 훨씬 저렴한 수수료(0.1~0.6%)만 내면서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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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일임형 ISA 온라인 가입이 허용돼 일과 시간 중 금융회사를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시장으로 뒤늦게 유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일임형 ISA에 가입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9곳이다.

투자자 성향에 맞춰 신탁형과 일임형을 선택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권준영 KEB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ELS나 배당성향이 높은 펀드와 리츠(상장 부동산 투자신탁)를 적극적으로 담아 절세혜택을 극대화하려는 투자자는 신탁형이 유리하다”며 “예·적금 금리 이상의 수익을 원하지만 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신경 쓰는 게 싫다면 일임형이 낫다”고 설명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