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출범 행사에서 브랜드 육성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출범 행사에서 브랜드 육성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경영은 지난해 11월 고급차 브랜드로 출발한 제네시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네시스를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워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등의 고급차와 본격 경쟁한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조기 안착시키고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전사적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를 준비한 것은 12년 전인 2004년부터다. 고급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2008년 1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하고 고급차 브랜드를 내놓으려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뒤로 미뤘다. 2013년 2세대 제네시스를 선보인 뒤 2년간 준비를 거쳐 지난해 고급차 브랜드를 공식 출범시켰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독립 프로젝트는 작년 브랜드 출범 이후 더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출범에 맞춰 고급차 디자인을 전담하는 프레스티지디자인실을 구성했다. 벤틀리 수석디자이너였던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이 조직을 포함해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을 맡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내영업본부 산하에 제네시스 프리미엄 전략 TF를 조직했다. 제네시스 전략담당 임원은 람보르기니에서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았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조기 안착을 좌우할 EQ900(해외명 G90)에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이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판매, 사후서비스(AS) 등에서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달고 처음 선보인 EQ900이 국내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동급 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해 상품성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될 다른 신차들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프리미엄 경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네시스 EQ900의 국내 계약 대수가 2만여대를 돌파하는 등 제네시스는 국내외 시장에서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제네시스 브랜드를 단 6개 차종을 갖출 계획이다. 기존 제네시스 EQ900 외에 올해 중반 대형 세단 G80을 출시한다. 중형 G70 출시는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스포츠 쿠페, 중형 SUV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고성능 차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방향성을 최초로 공개했다. 브랜드 N은 현대차 글로벌 연구개발센터인 남양연구소와 극한의 레이싱 코스이자 현대차가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는 뉘르부르크링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현대차는 고성능차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BMW의 고성능 차량 개발을 총괄했던 알베르트 비어만 부사장을 2014년 말 영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차를 내놓는다는 것은 기술력이 글로벌 톱 수준으로 올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