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부채 7분의 1은 부실기업 몫…은행손실 GDP의 7%에 이를 가능성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등 신흥국 대기업의 부채가 글로벌금융시스템을 짓눌러 문제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IMF는 이날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신흥국 대기업의 부채 급증은 해당국 은행과 정부와 연결돼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중국 기업부채 중 부실기업이 보유한 부채는 전체의 7분의 1인 1조3천억 달러(약 1천500조원)에 달한다.

부실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 기업을 말한다.

은행들은 이들 부실기업의 부실채권으로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7%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IMF는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은행에 부실채권이 쌓이자 신용위험을 주식·채권시장으로 돌리려 했지만 지난 여름 주식시장은 무너졌고, 이제 가격하락과 과잉생산으로 고통받는 부동산·광산·제조업 부문에서 신규채권발행이 넘쳐나면서 채권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IMF는 설명했다.

호세 비날스 IMF 통화·자본시장 담당 국장은 "중국 경제는 구조전환에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건전성은 경제성장 둔화와 이익감소 등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부실기업들이 보유한 과잉부채의 취약성에 대해 인지하고 조처를 하고 있지만, 그 막대한 규모를 볼 때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도 원자재 가격 하락과 경기침체로 타격을 입고 있다.

비날스 국장은 "원자재 가격 급락은 신흥국 기업과 정부부채의 취약성을 악화시키면서 경제·금융위험을 고조시켰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부채 급증으로 신흥시장 위험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 안정 위험 지표는 7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고 IMF는 밝혔다.

반면에, 선진국에서는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직면하고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특히 선진국 은행자산의 15%를 차지하는 유럽은행들의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 타격이 됐지만, 원유 생산 채굴업체에 쏠림이 심한 신흥국 경제에 영향이 더욱 컸다.

IMF는 "원자재 관련 기업들은 빚 부담으로 은행과 신용 위험이 상승하자 자본투자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IMF는 이날 반기 재정평가 모니터에서 저성장과 부채 증가로 전세계 각국의 재정이 악화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민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07.6%로 치솟았고, 내년 이후에야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IMF는 내다봤다.

이에 따라 각국은 경제성장과 재정을 개선할 종합적 정책을 찾아내 긴급하게 시행해야 한다고 IMF는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