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경찰 공무원 잡아라"…신한·국민은행 '물밑 경쟁'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13만 경찰 공무원을 잡기 위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금리·서비스 혜택이 큰 특화 금융상품을 앞세워 경찰청 협약대출 은행 자격을 기필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4년째 장악하고 있는 경찰 공무원 시장을 꼭 수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경찰청은 매년 7월 1년 단위로 협약대출 은행 입찰을 시행한다. 대출금리와 경찰 유족 지원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해 협약대출 은행을 선정하고 있다. 협약대출 은행은 경찰 공무원 전용 신용대출 상품과 각종 금융거래 서비스 등을 공식적으로 제공한다. 안정된 신분에다 대출 부실률이 낮은 경찰 공무원은 은행이 매우 탐내는 고객이다. 경찰 공무원 가족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는 이점도 있다.

2011년까지 경찰 공무원 시장에선 국민은행이 강자였다. 각종 협약 은행으로 선정돼 대출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거래가 국민은행에 집중됐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2012년 경찰청과 협약을 맺고 경찰 전용 ‘참수리 대출’을 내놓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금융권 신용대출 중 처음으로 연 3%대 최저 대출금리를 제시한 상품으로 일반 신용대출에 비해 최대 2%포인트가량 금리가 낮았다. 많은 경찰 공무원이 대출을 받기 위해 주거래 계좌를 신한은행으로 바꿨다. 신한은행의 협약대출 은행 기간도 계속 연장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엔 국민은행을 주거래 계좌로 사용하는 경찰이 많았는데 지금 급여통장을 보면 신한은행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사정을 들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최근 ‘경쟁 은행에 뺏긴 경찰 공무원 고객을 되찾아 올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회장이 지난달 강신명 경찰청장과 만나 금융범죄 예방 공동 캠페인 시행을 약속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은행은 여전히 경찰청의 주거래은행이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경찰 공무원 시장을 지키려는 신한은행과 이를 되찾아오려는 국민은행의 물밑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