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W 보고서…"한국 등 자율성 기계 시스템 개발 추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살인 로봇'의 탄생이 임박했다며 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와 미국 하버드 로스쿨 국제인권 클리닉 연구팀은 11일(현지시간) 공동으로 보고서를 내고 살인 로봇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주일 일정으로 열리는 유엔 무기 회담에 맞춰 공개됐다.

연구팀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 모든 무기 체계의 통제권은 인간이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투에서 목표물을 설정하고 생명을 살리는 등 중요한 결정권을 인간에게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니 도허티 HRW 무기담당 수석연구원은 "기계는 오랜 시간 전쟁에서 도구로 이용됐을 뿐 역사적으로 기계의 사용을 결정한 것은 인간이었다"며 "이제 인류는 생사 결정권을 포기하고 기계에 위임하려는 실질적 위협 상태를 마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 이스라엘, 한국, 러시아, 영국이 전투에서 기계에 더 큰 자율성을 주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살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된 로봇과 인간의 개입 없이 목표물에 발사하는 탱크 등 살인 로봇들과 관련한 논란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전장에서 살인 로봇의 투입을 찬성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살인 로봇이 수십 년이 아닌 수년 만에 나올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1천 명이 넘는 과학자와 로봇 전문가는 지난해 공개서한에서 어떤 한 국가가 자율성이 부여된 무기 개발에 나선다면 글로벌 무기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살인 로봇 개발이 가져올 궤적의 끝은 명확하다면서 "자율 무기들은 미래의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인 로봇들이 그동안 수많은 전장이나 테러에 이용돼 많은 생명을 앗아간 '칼라시니코프 소총'이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다.

당시 공개서한에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와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이름을 함께 올리며 AI 기술의 군사 목적 사용 금지를 촉구했다.

(유엔본부 AP=연합뉴스)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