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폰' G5가 이끈다…2분기 실적 더 기대되는 LG전자
지난해 2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이 2400억원대까지 주저앉았을 때 이 회사가 반년 만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주당 4만원 밑으로 떨어졌던 주가가 당시 시장 분위기를 방증한다.

1~2개월 전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1분기 실적을 3000억원대로 예상했다. 하지만 11일 LG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내놓은 잠정실적을 통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5% 늘어난 50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가는 6만4300원까지 올랐다.

실적 상승의 일등 공신은 프리미엄 가전이다. 우선 OLED TV 판매량이 전분기 12만대보다 10만대 늘어난 22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 1분기 6만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해서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작년 8월 판매를 시작한 ‘트윈워시’ 세탁기도 한국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최대 700대까지 팔리며 19㎏ 이상 대용량 세탁기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 대비 4배 수준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를 ‘수익성 개선의 해’로 정해 조직효율화에 적극 나선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작고 효율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해외영업본부를 대폭 개편했다. 마케팅비와 영업비용을 줄이고 제품개발비는 늘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은 패널 가격 등 원자재 하락의 영향도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분기부터는 신형 스마트폰 G5 판매가 실적에 포함된다. 출시 첫날인 지난달 31일 직전 모델인 G4보다 3배 많은 1만5000대가 팔린 G5는 지난주 갤럭시 S7을 제치고 국내 스마트폰 주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시장성이 검증된 트윈워시를 연내에 중국과 유럽 등지에 출시해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넓혀가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G5의 판매실적이 포함되는 2분기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도 흑자전환할 것”이라며 “LG전자의 실적 상승이 하반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