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이어 투자자 구하는 맥도날드의 광폭 행보
롯데리아는 다양한 신제품으로 승부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달아오르는 햄버거 시장 쟁탈전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가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웰빙·건강’ 바람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맥을 못 추는 가운데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간의 경쟁이 한층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전략적 파트너' 물색에 나선 맥도날드와 ‘사모 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버거킹, 매장 수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인 롯데리아는 한 치의 양보 없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공격 경영의 포문을 연 곳은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계의 선두 주자인 맥도날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맥도날드는 1970년 이후 처음으로 매장 수가 줄었다. 당초 맥도날드는 미국 내 125개의 신규 점포를 개장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보다 많은 184개 점이 문을 닫았다.

USA투데이는 2015년 4월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전 세계 700여 개의 맥도날드 매장이 장사를 접었다고 전했다. 1955년 설립돼 6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지속적으로 확장 행보를 걸어온 맥도날드로서는 굴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맥도날드 “투자 유치해 매장 늘린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는 지난해 7월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기존 조직은 크게 미국·유럽·아시아 등 지역별로 분류했다. 개편 후 맥도날드는 조직을 미국과 해외 선도 시장, 고성장 시장, 기초 시장 등으로 나눴다. 지난해 5월 기준 맥도날드 매장은 전 세계 3만6000개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은 미국에서, 나머지 40%는 해외 선도 시장에서 나온다.

한국맥도날드가 속한 고성장 시장은 전체 매출의 10%를 창출하며 본사는 앞으로 이 시장을 더 키워 나갈 방침이다. 최근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향후 5년 내 중국(홍콩 포함)과 국내에 약 1500개의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직 개편에 앞서 맥도날드 본사는 전 세계 직영점 3500곳을 프랜차이즈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전체 매장의 90%를 가맹점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연간 3억 달러(약 3462억 원) 정도의 영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1월 맥도날드의 새 사령탑에 오른 스티브 이스터브룩 최고경영자(CEO)는 비대해진 조직을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관료주의를 탈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스터브룩 CEO는 “맥도날드는 글로벌 턴어라운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본사의 이 같은 경영 전략에 따라 한국맥도날드는 ‘전략적 투자자(SI)’ 찾기에 나섰다. 본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매년 1000억원씩 본사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일각에선 맥도날드가 전략적 투자자에게 한국맥도날드 지분을 매각한 후 자금을 확보해 국내 매장 수를 대폭 늘리는 한편 마스터프랜차이즈로의 전환, 합작 법인 설립, 기업공개(IPO)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세가 멈춘 미국과 달리 한국맥도날드는 두 자릿수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2%를 기록했다. 2012년 매출액 3822억원, 2013년 4805억원에 이어 2014년에는 5652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점포 수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3년 344개, 2014년 396개, 2015년 43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맥도날드는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속화를 위해 높은 스탠더드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 맥도날드와의 상호 보완적인 역량을 보유한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달아오르는 햄버거 시장 쟁탈전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달아오르는 햄버거 시장 쟁탈전
◆롯데리아 “다양한 신제품으로 승부”

올해 2월 외국계 사모 펀드(PEF)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2100억원에 팔린 버거킹코리아는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매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 162개에서 2014년 199개, 2015년 1월 200호점을 개점했다. 올해 4월 현재 총 23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5년 안에 5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버거킹은 2013년 5월부터 딜리버리 서비스를 도입, 현재 총 92개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

또한 자가용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2000년 5월 ‘대구 만촌 드라이브 스루점’에 처음 선보였다. 현재 버거킹은 총 25개의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 중이며 늘어나는 고객 수요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증대해 나갈 예정이다.

버거킹코리아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도 한국맥도날드처럼 두 자릿수 성장률을 자랑한다. 2012년 매출액 2043억원을 달성하고 이듬해 21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2526억원, 2015년 3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14% 정도 성장했다.


‘빅3’ 중 유일하게 토종 브랜드인 롯데리아는 1979년 1호점 오픈 이후 1980년 가맹 1호점 매장을 열었다. 약 37년 동안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해 온 롯데리아는 그동안 쌓아 온 프랜차이즈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120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수 기준으로는 ‘빅3’ 중 독보적인 1위다.

롯데리아는 별도의 가맹점 모집 설명회 대신 가맹점 사업을 희망하는 예비 점주들을 위해 입점 지역 및 상권에 대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들은 대부분이 기존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형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생계형 예비 점주들의 부담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쟁사들의 최근 가맹점 모집 확대 움직임은 부동산 시장의 큰 영향을 받는다”며 “현 부동산 시장에서 매장 운영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경비즈니스 = 김현기 기자 henr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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