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탈환" 현대·기아차, SUV 앞세워 총공세
중국에서 현지 기업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현대·기아자동차가 올 들어 중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을 크게 끌어올렸다.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중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판매전략을 수정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략 수정 후 판매 감소 추세가 주춤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총 14만8400대를 팔았다. 작년 3월 15만9554대에 비해 7.0% 줄었다. 현대차가 10만350대로 2.1%, 기아차가 4만8050대로 15.7%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이긴 하지만 지난 1월과 2월에 판매량이 20%씩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그 폭이 크게 축소됐다. 현대·기아차의 1~2월 누적 판매량은 21만873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SUV 출하량을 늘리면서 이 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세단 판매량은 9만64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줄었다. 반면 SUV 판매량은 5만976대로 46.1% 늘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전체 판매량 가운데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7.0%에서 올해 1분기 35.3%로 올라갔다. 지난달에는 비중이 46.1%까지 상승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ix25, 투싼, 싼타페, 기아차는 kx3와 스포티지, 쏘렌토 등의 SUV를 팔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은 SU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세단 판매량이 2014년 1237만대에서 지난해 1172만대로 5.3% 줄어든 반면 SUV는 407만대에서 622만대로 52.5% 증가했다. 중국 시장 포트폴리오가 세단 위주였던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량(167만8922대)이 2002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창청, 장화이 등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은 10만위안(약 1778만원) 이하의 중저가 SUV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해외 업체의 SUV 가격은 대부분 15만위안(약 2667만원)에서 시작한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변화에 대응해 중국 공장의 SUV 생산량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국형 스포티지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점유율을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