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에 자동차 부품주를 대거 쇼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과 제약 등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큰 업종은 개별 종목의 실적 등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 5% 이상 보유 종목의 변동 내역을 공시한 312건을 분석한 결과, 5% 이상 보유 종목에 새로 편입된 종목은 모두 24개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체인 더존비즈온(9.71%)과 대한항공(5.08%), 제주항공(6.27%), 하이트진로(6.05%), 오스템임플란트(5.06%) 등 종목이 5% 이상 보유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종전부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던 종목 가운데 1분기에 지분을 늘린 종목은 총 79개로 집계됐다.

특히 국민연금은 자동차 부품주 가운데 13개 종목에 대해 지분 투자를 늘렸다.

이 가운데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5.06%)와 디와이파워(5.03%)는 5% 이상 보유 종목에 신규 편입됐다.

만도(7.88%→10.16%), 한국단자(11.49%→13.17%), 넥센타이어(6.84%→7.97%), 디아이씨(7.74%→8.79%), 디와이(7.15%→8.20%), 현대모비스(7.01%→8.01%) 등 주식은 국민연금의 바구니에 추가로 담겼다.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가 향후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완성차 업체보다 전장 부품 업체 등의 수혜가 예상됨에 따라 자동차 부품 업체에 대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강세에 따른 자동차 업계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따른 기대감도 힘을 보탰다.

자동차부품주 외에 식료품(8개)과 화학(8개), 반도체 및 관련장비(6개) 등의 업종도 국민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삼양사(5.05%)가 5%이상 보유 종목에 신규 편입됐고 사조산업(8.65%→9.78%), 동원F&B(6.02%→7.07%), 풀무원(8.16%→9.18%), 농심홀딩스(6.04%→7.05%), 농심(10.89%→11.07%) 등의 지분율은 높아졌다.

다만 오뚜기(작년 말 기준 지분율 6.02%), 사조오양(6.79%)은 5% 이상 보유 종목 명단에서 빠졌다.

국민연금은 또 액면분할 효과로 주가가 오른 롯데제과(6.04%→5.04%)를 덜어내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롯데푸드(13.41%→12.89%), CJ제일제당(13.56%→13.27%), 매일유업(6.22%→6.14%) 등 주식도 바구니에서 일부 덜어냈다.

식료품주가 대내외 악재에 영향을 덜 받는 경기방어주 성격을 지닌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 추구에 나서면서도 한편으로는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과 실적 개선세 등을 고려한 종목별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식료품주와 함께 새해 주도주로 부상한 제약주 가운데에서도 9개의 지분을 줄이거나 5% 이상 보유 주식 명단에서 덜어냈다.

메디톡스(작년 말 기준 지분율 6.07%)와 씨티씨바이오(5.03%), 보령제약(5.02%)이 명단에서 빠졌고 아미코젠(7.19%→5.13%), 녹십자(9.93%→8.11%), 종근당홀딩스(12.64%→11.45%) 등 주식 보유지분은 줄었다.

화학 업종에서도 7개의 종목 비중이 줄었으며 섬유 및 의복(7개), 건축자재(7개), 미디어(6개) 역시 국민연금이 쇼핑 바구니에서 덜어낸 업종이다.

이를 포함해 국민연금이 5% 이상 보유 중인 종목 중 지분율을 낮추거나 5% 보유주식 명단에서 제외한 종목은 총 100개였다.

국민연금은 5% 이상 보유 종목 가운데 109개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분 변동 없이 관망세를 취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