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일본 제과 회사인 (주)롯데가 한국 롯데제과에 이어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사들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한·일 통합경영(원 롯데) 기조에 맞춰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롯데칠성은 (주)롯데가 자사 보통주 1만7000주(1.37%)를 장내 매입했다고 8일 공시했다. 롯데그룹은 “제과업체인 (주)롯데가 음료업체인 롯데칠성과 함께 공동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롯데칠성의 지분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과의 지분 경쟁 가능성에 대해선 “이미 계열사인 롯데알미늄과 롯데제과 등이 롯데칠성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경쟁 측면에서 굳이 1.37%를 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현재 롯데칠성의 주요 주주는 △롯데제과 18.33% △롯데알미늄 8.43% △롯데장학재단 6.17% △호텔롯데 5.43% 등이다. 신 회장은 롯데칠성 지분 5.41%를 보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2.76%, 2.44%다.

작년 12월 (주)롯데는 한국과 일본 제과사업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롯데제과 지분 9.9%를 매입했다. 지분 인수를 통해 (주)롯데는 롯데알미늄(15.29%)에 이어 롯데제과의 2대 주주가 됐다. 롯데그룹은 올해 한·일 통합 경영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사업과 식품부문에서 연계효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태국 방콕에 한·일 롯데가 공동으로 면세점을 내고 일본 (주)롯데가 인도네시아 등에서 만든 과자를 한국 롯데의 해외 영업망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주)롯데와 한국 롯데제과는 세계 제과시장에서 각각 17위, 18위다. 두 회사 매출을 합치면 세계 7위권이 된다. 롯데그룹은 2020년까지 세계 5위권 과자회사로 키우려 하고 있다. 일본 (주)롯데와 한국 롯데제과는 빼빼로와 초코파이, 가나초콜릿, 자일리톨껌, 코알라마치 등 5대 제품을 앞세워 해외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