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권모 대리는 요즘 아침 저녁으로 우유를 거르지 않고 마신다. 사내 식당에서 연어 메뉴가 나오면 남기지 않고 먹고, 시간 날 때마다 산책도 잊지 않는다. 회사에서 “비타민D 수치가 기준치보다 모자란다”며 전달해준 가이드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권 대리는 “원래 비타민D 수치가 정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회사에서 준 가이드대로 식습관을 바꿔 3주 만에 거의 정상치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임직원의 비타민D 수치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임직원 건강검진 결과 전체의 76.8%가 비타민D 부족 증세를 보여서다. 연령별로 보면 삼성 20대 직원의 평균 89%는 비타민D가 권장 수치에 못 미쳤고 30대는 77.7%, 40대 65.6%, 50대 이상 61.9% 순으로 비타민D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한국인의 비타민D 부족 비율은 약 56%다. 삼성 임직원이 국민 평균보다 비타민D가 부족한 셈이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를 튼튼히 하고 면역력을 강화해 암을 예방해주는 필수 영양소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골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합성이 저하돼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심혈관질환 위험률이 높아지고 면역력이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업무효율도 저하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이 직원들의 비타민D 수치 통계를 모으고 대응에 나선 이유다.

비타민D는 햇빛을 쬐거나 생선, 우유, 계란 등의 음식을 먹으면 생성된다. 오랜 시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삼성 직원들이 비타민D가 부족한 이유다. 삼성은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비타민D 수치를 검사해줄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